"팔 물량이 없다"…비어가는 마켓 선반
팬데믹에 따른 도미노 효과로 글로벌 공급망 문제가 악화되면서 마켓 선반이 다시 텅텅 비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셧다운을 두려워하는 소비자들이 화장지, 세제 및 생수 등 유례없는 생필품 사재기에 나서면서 코스트코, 타겟, 월마트 등 소매업체에서 품절 사태가 발생했다.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 마켓 선반이 다시 텅텅 비기 시작했다. 홀푸드, 스마트 앤 파이널, CVS, 라이트 에이드 등 주류 마켓 및 약국 체인에서 닭고기, 기저귀, 냉동 저녁 식사 간편식(HMR), 커피, 향신료, 화장지, 물, 탄산음료 등 식품부터 생필품까지 전반적인 제품 품절 사태가 반복되고 있다. 마켓 관계자는 "50개 박스를 주문하면 절반도 안 되는 20박스만 받는다"며 "알루미늄 부족 사태로 일부 통조림까지 입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인 마켓에서는 주로 냉동식품, 스낵 선반이 눈에 띄게 비었고 음료 및 주류 제품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두 달 전만 해도 한국에서 수입된 가정간편식(HMR)이 냉동고를 꽉꽉 채웠지만 몇 주째 입고되지 않아 지금은 현지 생산 냉동제품들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특히 한미에서 수입하는 왕, 수라상 식품들은 찾아보기 힘들고 해태, CJ 식품은 아직은 재고가 확보된 상태다. 시온마켓 제이방 지점장은 "한국에서 미국으로 운송되는 컨테이너당 2만달러가 훌쩍 넘고 하역, 창고, 주차비 등 추가 비용이 더해져 공급 부족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단가가 낮고 무게가 많이 나가면서 부피가 큰 물, 음료, 주류, 과자 등은 수입업체에 비용 부담을 주면서 향후 수입 기피 품목으로 전락했다. 현지 생산 식품도 공급망 상황은 별다르지 않다. 원자재 비용, 인건비, 개스비가 모두 상승하면서 바로 식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 장바구니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갤러리아 마켓측은 “한국에서 수입되는 제품이 통관까지 3~4주 이상이 걸리고 있다”며 “아직은 괜찮지만 다음 달부터 연말까지가 걱정이다”고 말했다. 공급망 문제는 LA 와 롱비치 항구의 기록적인 혼잡, 중국 전역 광범위한 정전, 트럭운전사 및 서비스 작업자 부족 등에 배송료 폭등과 수요보다 공급이 초과한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하고 있기때문이다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컨테이너선의 40%를 차지하는 LA 항구와 롱비치 항구에는 18일 기준 100척의 선박이 입출항을 대기 중으로 지난달 97척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인랜드 엠파이어의 경제학자 존 후싱은 ABC방송과 인터뷰에서 “항구의 적체 원인 중 하나가 팬데믹 기간 동안 소비자 지출 패턴의 변화다”고 해석했다. 후싱은 “코로나 19가 닥치자 모든 것을 폐쇄했다”며 “연방 정부는 가정을 살리기 위해 돈을 쏟아붓기 시작했지만, 미용실, 체육관, 식당 등 서비스를 구입할 수 없자 대신 물건을 샀다”고 분석했다. 특히 팬데믹동안 트럭운전사들이 은퇴 및 이직하면서 이로 인해 육상 운송 역시 원활하지 못해 물건 공급 부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트럭 운전사들은 대부분 50대와 60대 초반으로 트럭 운전을 하고 싶어하는 젊은 층이 많지 않은 상태다. 바이든 행정부는 전국 DMV에 상업용 운전면허증 취득 과정 간소화로 트럭운전사 부족 및 고용 문제 해결에 나섰다. 이은영 기자